| 냉정과 열정사이 - Blu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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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ㅡ왜 헤어져야 하는거야? 그녀는 현관 입구에 우두커니 선 채 떨리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냉정을 잃은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내 가슴에 스스로 못질을 하면서 부서져갔다. 너무도 사랑했기에, 돌이킬 수 없었다. ㅡ왜냐고? 널 어떻게 믿을 수 있겠니. 머리 속이 백지장으로 변해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ㅡ예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마. 네가 한 짓을 좀 생각해봐, 그것도 모르겠어? 나가줘.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마. 흥분한 나와는 달리, 그녀는 가만히 내 발 끝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제로만 아니라면,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닐까. Una persona no posse dimento care. 인간이란 헤어지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닌가. 그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모두 새로운 만남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늘은 늘 변한다. 구름은 늘 자유롭게 모습을 바꾸어간다.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것은 마음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그릴 때면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여러가지 하늘이 있듯이, 여러가지 인간이 있다. 그렇다.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냉정과 열정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랑과 고독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독자 여러분께서 이 작품을 통하여 제각기 감정 사이로 흘러가는 작지만 결고 끊임 없는 강을 발견하시길 바라면서. ㅡ작가 후기 02-02 (0) |
미도리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 ㅡ책의 서문 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게 보통이다. 어느 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리 속에 새겨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 내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Era una giornata come quella di ieri."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는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광장을 나서는 순간 다시 한번 쿠폴라를 돌아보았다. 아오이가 약속을 기억하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명확하게 약속한 게 아니니까. 농담처럼, 또는 불어 가는 바람처럼……. 떠나지 않겠노라던 당신은 지금 여기 없네 영원히, 이를 수 없는 언제나, 지나쳐 버리는 여기에, 나는 살아가고 있네 다 식은 카푸치노를 바닥까지 들이켰다. 추억도 함께 마셔 버렸다. "그 아픔을 잊지 마. 인생이 얼마나 처절한지, 조금이나마 느껴둬."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말을 하고 싶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다. 냉정 속에 열정을 숨기고 걸어가는 듯한. 사람은 모두 미래를 향해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시간은 흐른다.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매 순간 손이 닿지 않는 먼 옛날의 사건이 되어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시간은 흐른다. 인간은 문득 기억의 원천으로 돌아가고 싶어 눈물 흘린다. 또 봄이 왔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번잡하다.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나는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아픔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과거를 잊게 해주리라 기원하면서……. 02-02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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